꼬마비 작가의 네이버 연재 웹툰을 넷플릭스 드라마로 만든 ‘살인자o난감’ 은 2월 9일 공개되자마자 인기를 끌었는데요. 한국을 포함해 볼리비아, 캐나다, 프랑스, 모로코, 홍콩, 일본, 호주 등 총 43개 국가에서 TOP 10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더니, 2월 21일 넷플릭스 공식 사이트 ‘넷플릭스 톱(TOP)10’에 따르면 지난 11일∼18일 기준 550만 수을 기록하며 비영어권 TV 부문 1위를 차지했습니다.
요즘 유튜브 보느라 넷플릭스는 볼 시간이 없어서 정액제 요금만 축내고 있었는데, 오랜만에 돈 값 하는 작품을 만났네요.
오늘은 ‘살인자o난감’ 의 등장이 넷플릭스에서 큰 성공을 거둔 이유가 무엇인지 지극히 주관적인 리뷰를 해보겠습니다.
주인공, 이탕(최우식)
이탕(최우식)은 평범한 대학생입니다. 집에서 나와 혼자 자취를 하고 있고, 편의점 아르바이트도 하고 있지만, 공부에는 영 흥미가 없어보이고요. 친구들은 취업 준비도 열심히 하는 것 같은데, 정작 본인은 뭘 해야 할지 갈팡 질팡 하다, 캐나다 워킹 홀리데이나 가볼까 하는 생각을 가족과 나누면서 드라마가 시작됩니다.
이탕이 ‘워홀’을 생각했던 건 뭔가 스펙타클한 변화를 꿈꿨기 때문인데요. 이게 평범한 삶의 돌파구를 원했던 건지, 아니면 현실 도피성이였는지는 주인공도, 시청자도 알 수 없습니다. 그런 그에게 그야말로 스펙타클한 변화가 생기는데요. 바로 편의점에서 알바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만났던 손님들과 얽히면서 ‘우발적 살인’의 주인공이 됩니다.
이탕을 미워할 수 없는 이유는, 살인을 한 이후에 이탕이 겪게 되는 내적 갈등을 영화적 기법을 통한 표현을 통해 속속들이 잘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살해된 사람들이 상처입은 모습으로 나타나서 말을 거는 장면을 통해, 이것이 현실속 이야기가 이어지는 것인지 환영을 보는 건지 착각이 들게 하고, 그 속에서 하는 이탕의 고민들이 보는 시청자로 하여금 ‘앞으로 이 아이를 어떻게 해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연출이였던 것 같습니다.
이와 같은 내적 갈등 후에 내린 결론 역시도, 어찌보면 평범한 사람이 내리는 가장 선한 결정 이였기에 더 응원하게 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자수 할지 말지 고민끝에, 자수를 결심하고, 이를 행동으로 옮겼고, 죄값을 달게 받으려고 했지만 의도치 않게 상황은 점점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 거거든요. 살인자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한 이후에도, 그의 내적 갈등을 계속되고, 마지막 화에서 보여준 필리핀 도피 생활 역시도, 상황을 나쁘게 만들지 않기 위한 최선의 회피 전략을 쓰는 것처럼 보여졌습니다.
또 다른 주인공, 장난감(손석구)
그런데 말입니다. 장난감이 나오는 부분은 또 있죠. 바로 ‘노빈’의 집입니다.
노빈의 집에 보면, 애지중지 키우는 피규어 들이 있는데요. 드라마 속에서 노빈이 피규어들이 삐뚫어진 모습을 바로 잡는 다거나, 정성을 다해 깨끗하게 유지하려고 하는 장면이 나올때 마다, ‘이탕’ 이 ‘살인장난감’ 이 된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잘 짜여진 설정
주인공 ‘이탕’의 첫 살인의 피해자가, 오랫동안 쫓던 극악무도한 ‘연쇄살인범’ 이 였다는 게 밝혀지면서, 시청자는 ‘난감’한 상황에 빠집니다.
여기서 끝이아니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살인의 피해자들은 알고보니 죽어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보험금을 노리고 부모를 살해 했던 사람이라던지, 성 폭행범이라던지 하는 식으로 말이죠.
게다가 그들에게 억울하게 죽음을 당했던 유족들의 망가져 버린 인생과 울분, 그리고 그들이 하려 했던 복수에 대한 이야기가 중첩되면서, 주인공 ‘이탕’ 의 살인을 정당한 살인이라고 봐야 하는건지, 아니면 법의 테두리를 벗어난 명백한 범죄행위인지,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기 ‘난감’ 한 상황으로 몰고 가죠.
여기에, ‘살인은 했지만, 증거가 남지 않는다’ 는 설정을 통해, 이탕이 한 행동들은 모두 완전 범죄로 남게 됩니다. 녹화된 CCTV 의 결정적인 장면에 벌레가 가려져 안보인다거나, DNA 나 혈흔이 남지 않게 개가 다 핥아버린다거나 하는 식으로요. 이걸 표현하는 방식이 유머스럽게 잘 표현되어서, 드라마 초반에는 도대체 어떻게 증거가 안남게 된 건지를 보다 보면 한편의 코메디 드라마를 보는 기분이 들 정도로 유쾌한 기분이 들었어요.
‘살인자o난감’ 제목 의미
그래서 일까요 ? 어느 순간 제목인 ‘살인자o난감’ 이, ‘살인장난감’ 의 의도된 오타라는 생각이 딱 들더군요.
처음엔, 제목에서 보여준 ‘난감’ 이 우리가 처할 수 있는 가장 난감한 상황이 어떤 걸까 ? 난감한 상황에서 우리는 어떤 판단들을 이어가게 될까 ? 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게 만들었거든요. 저 역시, 일종의 선입견을 가지고 드라마를 본 것 같아요.
그런데,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난감’ 한 상황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고, ‘장난감’ 에 대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버지의 복수와 어머니에 대한 불편한 마음은 묻어두고, 하루 하루 힘겹게 세상과 싸워나가는 ‘장난감’ 형사의 이야기.
노빈(김요한)의 ‘살인장난감’ 이였던 송촌(이희준), 그리고 또 하나의 ‘살인장난감’이 된 ‘이탕’을 통해, 이 사회에 존재해서는 안되는 악당들을 처형하지만, 법의 테두리를 넘어섰기에 살인자가 된 그들의 내적 갈등을 그린 이야기.
그리고, 정의 사회를 구현할 힘이 없다고 말하면서도, 이들 모두를 장난감처럼 조정하며, 한 단계 한 단계씩 계획을 수행해 나가는 노빈의 이야기.
드라마 마지막 부문에서 저는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쩌면 나 역시도 누군가의 장난감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것인지 말이죠. 스릴러 물을 본 것 뿐인데, 인생을 어떻게 살아 가야하는지 고민하게 만드는 드라마 였습니다.

살인자o난감 상세 정보
“살인자ㅇ난감”은 이창희 감독의 연출작품 입니다. 이창희 감독은 대한민국의 탁월한 연출자로,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통해 자신의 독창적인 비전과 뛰어난 연출력을 인정받아온 인물로 깊이 있는 스토리텔링과 정교한 연출로 관객과 평단의 찬사를 받고 있습니다.
2019년 영화 <미성년> 과 2021년 영화 <새로운 시작> 연출한바 있으며, 드라마로는 2020년 <인간수업>, 2018년 <나의 아저씨>를 통해 감동적인 스토리와 감성적인 연출로 많은 사랑을 받은 감독입니다. 이번 작품에서도 높은 수준의 완성도를 극의 몰입도를 극대화하는 연출 능력을 보여줬습니다.
- 제작사: 쇼박스, 레츠필름
- 회차: 8부작
- 연출: 이창희
- 극본: 김다민
- 원본: 꼬마비의 네이버 웹툰 “살인자o난감”
마무리
‘살인자o난감’은 다소 자극적인 소재를 다뤘지만, 출연한 배우들의 출중한 연기와, 잘 만들어진 각본과 설정, 그리고 우리 일상 속에서 뉴스를 통해 한번쯤 들어봤을 만한 다양한 사건 사고들을 잘 엮어서 만든 좋은 드라마 였습니다.
오늘은 넷플릭스 드라마 ‘살인자ㅇ난감’ 이 2024년 2월 9일 공개하자 마자 글로벌 1위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게 된 이유에 대해서 정리해 보았습니다.
그럼, 다음에 또 다른 컨텐트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