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카시오페아(Cassiopeia)는 신연식 감독 작품으로,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을 받을 딸과 그녀를 돌보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다룬 2022년 6월 개봉한 가족 영화 입니다. 개봉 당시는 흥행을 하지 못했지만, 넷플릭스 공개된 이후 네이버 평점 8.42를 받으며 호평 받은 작품입니다.
‘서현진’이 초로기 치매를 앓고 있는 주인공 수진을 연기했고, ‘안성기’가 그녀의 아버지 역할을 맡았습니다. 영화의 제목인 별자리 “카시오페아”는 북극성 근처에서 밝게 빛나는 별자리로 길을 잃었을 때 방향을 찾는 데 도움을 주는 존재 입니다. 삶에서 길을 잃었을 때 곁에서 묵묵히 지켜주는 가족의 소중함을 강조하는 감동적인 이야기입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초로기 치매”는 65세 미만의 나이인 젊은 사람들에게 발병하는 치매를 말하는데요. 초로기 치매는 노년기 발병하는 치매보다 악화 속도가 매우 빠르고,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 외에도 성격 변화, 사회 기능의 저하, 그리고 지적 능력과 운동 능력까지 상실하게 됩니다. 영화 전반을 통해, 병의 진행 과정에서 겪게되는 환자와 보호자가 겪게 되는 아픔과 어려움을 상세히 표현하고 있습니다.
영화 카시오페아 정보
제 딸 굉장히 똑똑했거든요. 변호사에요.
극중에서 수진의 아버지는 수진과 충분한 시간을 보내지 못했던 것을 늘 속상해 하면서 지냅니다. 해외 플랜트 공사 일을 30년동안 했다면서요. 애가 크는 걸 못봤답니다. 수진이 변호사가 되고, 손녀를 낳고, 그러다 알츠하이머를 앓게 되는 모든 과정 속에서 그는 그저 수진의 성장과 변화를 신기해 하고, 고마워 하고, 미안해 합니다.
저 역시 젊은 날에 가족과의 시간보다 일이 더 우선이였던 시절이 있었네요. 다니던 대기업을 퇴사하고, 집에서 시간을 보내니, “이제 나 아빠 생긴 것 같아” 라고 말하던 제 딸 이야기를 듣고 큰 충격을 받았었거든요. 그래서 일까요, 안성기 배우의 연기와 딸을 생각하는 마음이 더 큰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병이 진행됨에 따라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혼란스러워 하는 수진에게 “그래도 수진이가 있어서, 아빠한테는 딸이 있다” 라는 말이 크게 다가왔습니다. 그래요. 가족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소중한 것 같아요.
싫어. 아니야. 하지마. 저리가.
수진의 병세는 빠르게 악화됩니다. 의사는 “지남력은 이제 거의 상실 했네요” 라며, 앞으로 더 힘든 상황이 있을 것을 예고합니다. “지남력”은 상황을 이해하는 능력이라고 해요.
“난 아파요. 때리지 마요. 아빠가 슬퍼해요. 내 딸도 슬퍼해요.”
수진의 아버지는, 수진이에게 다가올 위협을 이미 알았던 것 같아요.
저 역시 아이들을 키울 때, ‘하기 싫은 일은 싫다고 말하고, 내 몸을 스스로 지킬 수 있어야 한다’고 늘 말해왔네요. 아이들이 언젠가 제가 만든 울타리를 벗어나서 살아야 할때, 스스로를 지킬 수 있도록요. 이제 성인이 되서, 밝은 미래보다는 어두운 미래만 있는 수진은 그녀의 아버지 덕분에 자신을 지킬 수 있게 됩니다.
“성공의 비결이 매일 아침 양말을 신을 때, 왼쪽 발부터 신는 거라고 했어. 그냥 무조건 매일 뭔가에 의미부여를 하고, 의식을 하면 삶이 변한다는 거지. 무심코 하던 행동도 늘 의식을 하면서 살다 보면, 하루 하루 의미가 생긴다고.”
수진은 늘 같은 시간에 하던 습관들의 모음을 통해, 위기에 처한 그녀 스스로를 지켜냅니다.
사람은 거저 태어나서, 거저 죽는 게 아니라고.
수진의 아버지는 병든 수진을 돌보면서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해나갑니다. 중간에 이런 나레이션이 나와요. “사람은 거저 태어나서, 거저 죽는 게 아니라고. 매순간 서로 빚을 지고, 빚을 갚으며 살아가는 거라고. 그러니, 억울해 하지 말라고. 지금 이 순간 누군가 내 빚을 갚아주고 있고. 나는 또 누군가의 빚을 갚아주고 있겠지. 늘 그렇게 생각했다.”
인간관계를 하다보면,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었습니다. 너무 억울해서 잠을 못 잘 때도 있었죠. 아직 ‘내가 용서할 준비가 안되어 있구나’ 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 상황이 누군가 내 빚을 갚아주고 있는 거고, 나는 또 누군가의 빚을 갚아주고 있는 거라면, 조금 다르게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면… 억울하지 않을 것 같아요.
내일 또 얘기 해 줄께
“너 되게 예쁘게 생겼다. 이름이 뭐야 ?”
결국 수진은 그토록 두려워 하던 상황을 마주합니다. 딸 아이를 못알아보는 상황.
“내 이름은 남지나야. 내일 또 얘기 해줄께. 세상은 나를 무시하고 괴롭히는 사람들만 있지는 않아. 있어도 괜챦아. 난 약하지 않아. 엄마를 닮았쟎아. 나도 사람들 앞에서 울지 않을꺼야. 그래도 엄마가 힘들 때 엄마가 내 앞에서 울었으면 좋겠어. 난 힘들어도, 엄마가 우는 걸 볼 수 있어. 엄마 딸이니까.”
영화 카시오페아 마지막 장면, 딸 지나의 반응을 보다 진심으로 울컥 했습니다. 가족은 서로에게 피해를 안 주는 것이 아니라, 힘들 때 서로 돕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기억을 못하면, 내일 또 이야기 해주면 되죠. 조금 덜 속상해 하고, 있을 때 잘 해주면 되는 것을… 우리는 왜 몰랐을 까요.
카시오페아 출연진

주요 인물
수진이는 지나가 미국에 간 걸 기억하지 못한다. 9월 15일 오후 5시 35분. 수진이는 미국에 간 지나를 찾고 있다. 9월 15일 저녁 6시 48분. 내가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깊이 고민한다. 사실 잘 모르겠다. 일단 기록한다.
아버지 역할을 맡은 안성기 배우는 수진의 증세가 악화되는 과정 속에서 겪는 어려움을 나레이션 형식으로 표현합니다. 혼란스러운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수진을 지키기 위해 묵묵히 책을 읽고, 모임에 나가고, 요양 제도에 대해서 공부 합니다. 힘들만도 한데, 괜챦다며 묵묵히 딸을 지키는 안성기 배우의 부성애 연기가 인상적입니다.
- 박수진(서현진): 주인공. 엄마이자 ‘법무법인 제민’의 변호사. 초로기 치매 질환인 알츠하이머 치매를 앓게 된다
- 박인우(안성기): 수진의 아빠. 은퇴한 가장으로 수진이 병을 앓게 되자 함께 지내며 간병을 한다
- 지나(주예림): 수진의 딸.
주변 인물
- 법무법인 대표 (홍성춘): 수진이 일하는 법무법인 대표
- 수진 남편(박재민): 미국에 거주하며, 딸이 유학을 오자 함께 지낸다
- 이준일(김다흰): 치매가족 자조모임 참석자
- 준일의 엄마(정아미): 치매 환자
마무리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다음에 또 다른 컨텐츠로 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