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수는 감소, 사교육 비용은 증가
지난 3월 15일, 통계청은 작년 한해(2023년) 우리나라의 초중고 학생들의 사교육 비용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학생수는 2022년 528만명에서 2023년 521만명으로 약 7만명이 감소(1.3%) 했지만, 총 사교육비는 약 27조 1천억원으로 전년대비 오히려 1조 2천억원 증가(4.5%)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학생수: 2022년 528만명 → 2023년 521만명 (-7만명, 1.3% 감소)
- 사교육비: 2022년 25조 9천억원 → 2023년 27조 1천억원(+1조 2천억원, 4.5% 증가)
낮은 출산율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가 미치는 영향은 이미 벌어지고 있습니다. ‘소아청소년과 병원’과 ‘산부인과 병원’의 폐원이 늘고 있고, 초중고교 뿐만 아니라 대학교도 문을 닫는 곳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사교육 비용은 증가하고 있다니…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요 ?
2023년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 비용은 55만 3천원으로 전년대비 5.5% 증가했습니다. 학교급별로는 고등학생이 월 74만원으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월평균 사교육비: 2022년 52.4만원 → 2023년 55.3만원
- 초등학교: 2022년 43.7만원 → 2023년 46.2만원
- 중학교: 2022년 57.5만원 → 2023년 59.6만원
- 고등학교: 2022년 69.7만원 → 2023년 74만원
평균이 너무 적게 나온거 아닌가요 ?
월평균 55만원대라니… 고등학생이 74만원이라고 해도 실제 부담하고 있는 금액과 많이 다르게 느껴지죠 ?
발표된 학생 1인당 사교육 비용이 적게 느껴지는 이유는 이 수치가 평균이기 때문입니다. 아주 적은 금액을 지출하고 있는 학생과 많은 금액을 지출하는 학생들을 다 모아서 평균을 낸 것이기 때문이죠.
소득이 높을수록 사교육 비용 증가
그림을 통해서 설명해 드릴께요. 아래 그림은 가구당 소득수준별 사교육비 지출 현황인데요.
가구 소득 수준에 따라 지출하는 금액 수준이 크게 차이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가구당 소득이 300만원 미만인 경우 학생 1인당 월 18.3만원을 지출하지만, 소득이 800만원 이상인 경우는 학생 1인당 월 67.1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소득이 높은 가구일수록 사교육에 참여하는 비율도 당연히 높고요.

월평균 70만원 이상 지출 비중이 제일 커
아래 그림은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 지출금액 구간별 분포입니다.
사교육을 아예 받지 않는 학생도 21.5%나 되고요. 월 10만원 미만이 3.9%, 20만원 미만 10.2%, 30만원 미만 8.9%, 40만원 미만이 9.4%, 50만원 미만이 9%로, 월 50만원 미만 비중이 64% 이나 됩니다.
그렇더라도, 월평균 70만원 이상 지출하는 비중이 22%로 가장 높죠 ? 70만원 이상 구간이 어떻게 구성되는지는 통계자료로 발표되지 않았지만 범위가 상당히 넓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렇게 전국의 모든 학생에 대한 평균을 낸 것이기 때문에 1인당 평균금액 자체에 집중하기 보다는 전년대비 증감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에 촛점을 맞추는 것이 더 좋습니다. 여기서 곱씹어볼 부문은 월 70만원 이상 지출하는 비중만 오히려 더 늘었다는 점입니다. 즉, 비싼 사교육은 더 비싸지고 있다는 거죠.

학업 성적이 좋을 수록 사교육 비용 더 높아
아래 표는 성적 구간별 고등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 지출 금액 및 참여율 자료 입니다.
상위 10%이내 학생의 경우 월 61.6만원을 지출하지만 하위권 학생의 경우는 33.6만원을 지출하고 있죠. 거의 2배 이상 차이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서울이 74.1만원으로 가장 높고요. 광역시가 54.2만원, 중소도시는 53.5만원, 읍면 지역이 41.3만원으로 가장 낮습니다.
반면, 서울의 중하위권 학교에는 예년보다 돈을 사교육 비용 지출을 크게 하지 않고도 입학하는 학생이 많아질 것 같습니다.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개요
마지막으로, 이 포스트에서 사용한 통계청에서 발표한 <2023년 초중고사교육비조사>에 대해서 알려드릴께요.
이 조사는 사교육비 경감대책 및 공교육 내실화를 위한 교육 정책에 활용할 기초자료로서 우리나라의 초중고 학생들의 사교육비 실태를 연간 1회 조사하여 발표하고 있습니다.
전국 초중고 약 3,000개 학교의 학생 약 74,000명 대상으로 한 조사이고요. 이 정도면 꽤 방대한 규모의 표본 조사라고 합니다.
조사 시기는 연간 2회 실시하는데요. 3~5월 및 7~9월간 월별 사교육비를 각각 5~6월과 9~10월에 조사하는 형태이며, 이외 조사하지 않은 월은 가계동향조사 교육비 지출구조를 통해 추정하여 연간 통계를 작성·공표합니다.
조사 방식은 학부모가 초중고사교육비조사 홈페이지(모바일 웹)에 접속하여 직접 입력하는 방식으로 실시됩니다.
사교육비 항목은 일반교과(국어, 영어, 수학 등) 및 논술, 예체능(음악, 미술, 체육) 및 취미교양, 진로·진학 학습상담 비용 등으로 구분하여, 꽤 상세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사교육비 정의
이 조사에서 사용된 사교육비는 초중고 학생들이 학교의 정규 교육과정 이외에 학교 밖에서 받는 보충교육을 위해 개인이 지출하는 아래와 같은 비용을 말합니다.
- 학원수강
- 개인과외
- 그룹과외
- 방문학습지
- 인터넷 및 통신 강의 등의 수강료(교재비 포함)
우리가 흔히 사교육비라고 할때 들어가는 ‘방과후학교’, ‘EBS 교재비’는 이 조사에서는 사교육비로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방과후학교’ 와 ‘EBS 교재비’는 사교육비 경감 정책의 일환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요.
이외에도 해외에서 공부하게되는 ‘어학연수비’ 도 포함되지 않았는데요. 이는 수업료뿐 아니라 체재비, 항공료 등을 모두 포함하고 있어 순수 사교육비를 분류해서 반영시키기가 어렵기 때문에 빠졌다고 합니다.
의도한 건 아니겠지만, 본의 아니게 조사 결과로 나오는 금액이 실제 금액보다는 조금 적게 나올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셔야 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다음에 또 다른 컨텐츠로 뵐게요.